109년 전통, 북미지역 주얼리업계 트렌드 선도
지난 해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에서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이태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주얼리와 관련해 유학하고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각국의 트렌드, 전시회, 브랜드 등을 알리는 해외 특파원 제도를 운영했다. 그 중 본지에서는 한국주얼리페어를 맞이해 미국 뉴욕의 주얼리 관련 트레이드 쇼인 'JANY'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뉴욕에는 매년 수 백 개가 넘는 전문 트레이드 쇼(Trade Show)가 열린다. 패션은 물론 출판, 음악, 원단, 예술, 식료품과 같은 분야의 전문 트레이드 쇼가 매달 열리고 있는 이곳 뉴욕에서는 북미 전역의 전문가는 물론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맨해튼으로 모여든다. 트레이드 쇼는 비즈니스 상의 거래를 주체로 한 견본 시장이나 상품전시회라는 의미가 있으며 대규모의 형태로 국제적인 행사가 행해진다.
예를 들어, 패션 트레이드 쇼로 가장 유명한 Premiere Vision은 프랑스, 이탈리아, 도쿄와 같이 전 세계 도시에서 열리며 참가 부스들 역시 업계에서 손꼽히는 원단 제조 업체들과 관련 납품 업체들이 참여한다. 그렇다면 뉴욕에서 주얼리와 관련한 트레이드 쇼는 어떤 것들이 열릴까?
뉴욕 앤티크 주얼리(Antique Jewelry Show), 인디 주얼리(Indie Jewerly)와 같은 다양한 트레이드 쇼가 열리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 면이나 참여도 면에서 인기가 높은 쇼는 단연 JANY(JA New York)이다. JANY는 최신 스타일의 액세서리와 원석들을 다루는 업계 최대의 납품 업체 및 도매상들을 중심으로 분기마다 열리고 있으며 109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북미 지역의 주얼리 업계를 이끄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매번 트레이드 쇼마다 725개 이상의 브랜드, 디자이너, 납품 업체가 참가해 왔으며 디자인이나 가격 대 면에서도 다양성을 유지해 바이어들에게 큰 호응을 사고 있다. 지난해 3월, 7월, 10월에 열린 JANY는 봄, 여름, 겨울 시즌에 따라 변하는 주얼리 트렌드와 제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여름 트레이드 쇼에서는 홍콩 정부와 손을 잡고 기술력과 가격적 측면에서 여전히 경쟁력 있는 중국, 홍콩의 주얼리 업체들을 뉴욕 현지 업체들에 소개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소규모 중소기업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원석을 확보하고, 공정(제조)함으로써 시장경쟁력 구축의 기회를 제공하며, 아시아 시장에도 진출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언어, 관세, 믿을 만한 업체와의 연결이 어려워 미국 주얼리 회사들과의 계약이 미미하던 홍콩 업체들에게 JANY는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PreNewsWire의 ‘2014년 전 세계 주얼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화 157 백만 달러에 따르는 수출이 있었고 이 중 미화 80.7백만 달러가 중국과 홍콩에서 판매됐다. 이는 전 세계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51.4%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러한 수준의 수출량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 주얼리 회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홍콩, 마카오, 대만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는 현지 주얼리 브랜드 LukFook과 같은 브랜드가 트레이드 쇼를 통해 북미 시장에 세련된 디자인과 브랜드를 알리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해 7월 JANY 트레이드 쇼에서는 Arya Esha, Laura Jackowski-Dickson /LJD Designs, Jewelry by Cari, Lauren Chisholm, Lisa Kim, Nathalie Regnier, Ruta Reifen, Sofie Cawood, Tracy Arrington와 Unhada 같은 현지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주얼리 브랜드 발매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모트 아벨슨 신인 디자이너 상(Mort Abelson New Designer of the Year Award)이 우승자에게 수상 되며 바이어나 각종 업계 전문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얼리 시장이 패스트 패션 시장은 물론 세계 경기 침체로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특히 중국과 터키와 같이 저렴한 노동력과 질 좋은 원석이 풍부한 나라들과 견주며 미국 시장은 전과 다르게 침체되는 듯 했으나 지난 10여 년 간 들쭉날쭉한 원가, 퀄리티의 저하, 관세법의 개정 등 시장의 변화는 내수 시장으로 돌아오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국 주얼리 내수 시장이 다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바로 JANY와 같은 트레이드 쇼의 활성화로 업계 전문가들이 원하는 것을 콕 집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JANY는 철저하게 바이어 및 참가자들의 직함, 회사, 참여 이유 등을 참가 신청 평가를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트레이드 쇼에 참가하는 부스들 역시 매년 업계에서의 매출, 상품의 질, 가격대, 도매 상품 카달로그 등 철저한 평가를 통해서만 참여를 허락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 까다롭지 않느냐는 시선도 있지만, 일반 시민들의 쇼핑이나 판매가 목적이 아닌 도매에서 제작까지 하는 전문 트레이드 쇼인 만큼 소위 말하는 ‘물 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가장 발 빠른 소식을 전함과 동시에 현 주얼리 시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지난 해에는 패션 업계에서부터 라이프 트렌드로 주목 받는 ‘스마트’ 코드가 접목된 제품들을 선보였다. 주얼리 업계에서 스마트 주얼리로 가장 주목 받고 Beacon & Lively, iFit, Looksee Labs, Oura, Viawear의 5개 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Viawear의 ‘Tyia’ 팔찌는 스마트 폰으로 인해 온종일 알림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심플하게 메일, 전화, 문자 체크는 물론 운동량, 수면 시간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삶의 편안함을 제공하며 주목 받았다. 또한 주간은 물론이고 야간에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강조함으로써 IT와 주얼리의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접목해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스마트 주얼리 분야의 선구 주자로 떠오르고 있으며, 제품 담당자들이 직접 이번 트레이드 쇼를 통해 신제품 소개와 착용 등을 시연함으로써 머천다이저들과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부스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국 뉴욕의 주얼리 시장에서 가장 큰 트레이드 쇼와 트렌드를 토대로 한국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 주얼리 마켓의 강점은 섬세한 커팅과 기술력이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라는 문화 코드가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를 기반으로 최고급 주얼리 시장에 진입하는 데 타 국가들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따라서 한류 스타들은 물론,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중심이 되어 세계 럭셔리 주얼리 마켓을 선점 하는 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다루었듯 중국 럭셔리 주얼리 시장의 선구 주자인 Chow Tai Fook 주얼리 그룹은 한국 연예인들을 모델로 내세우며 마케팅을 할 정도로 한류는 여전히 뜨겁다. 이러한 장점을 잘 이용해 세계 주얼리 마켓 절반 이상의 수출량을 자랑하는 중국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 미주 시장에 진출한다면 성공적인 비즈니스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에 비해 디자인이나 광고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인력을 적극적으로 수출함으로써 미주 시장에서 한국이 디자인 강국임을 입증해야 한다.
지난 해 여름에 열린 트레이드 쇼에서는 터키, 이란, 인도, 중국, 홍콩, 일본과 같은 수많은 나라의 부스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한국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의 주얼리 시장이 규모 면에서 미국보다 작고 트레이드 쇼 참여 비용에 대한 어려움도 있겠지만, 해외에 나서서 보여주지 않는다면 더 큰 시장 창출은 불가능하다.
먼저 과감히 뛰어들어 북미 시장의 주얼리 머천다이저들과 바이어들의 눈을 사로잡고 적극적인 홍보 효과가 있어야만 침체된 내수 시장 또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장 창출을 위해 정부, 기업, 디자이너가 뭉쳐 적극적으로 북미, 유럽, 아시아의 트레이드 쇼에 참여 해 홍보와 전략적인 수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높은 퀄리티의 제품만으로 고객들이 찾아와 주길 기다리는 방식의 마케팅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과감한 리스크 테이킹으로 북미 업계 전문 트레이드 쇼에서 한국 부스를 볼 날이 멀지 않았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 주얼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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