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도 이들에게 호의적이다. 특히 스파이시MD로 적격이라는 평을 듣는다. 평당 효율이 높은 데다 의류 브랜드들과 함께 구성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음은 물론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쇼핑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들은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타깃 고객층의 테이스트와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녹일 수 있는 브랜드라면 슈즈·양말·의류·모자 등 모두 오케이다. 이는 인지도의 빠른 확대는 물론 다양한 소비층을 포섭할 수 있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능하다. 실시간 댓글을 통해 고객의 요구와 특성을 데이터화해 상품에 반영하는 스피드와 유연함이 또 다른 경쟁력이다. 액세서리 비전공자라는 공통적인 핸디캡을 유니크라는 각각의 매력으로 진화시킨 3명의 패션 주얼리 기대주들이 주목된다.
7년 차 내공, 세컨드 브랜드도 OK
서보람 VH디자인 대표는 「빈티지헐리우드」와 세컨드 브랜드 「하이칙스」까지 개성이 명확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며 론칭 7년 만에 명실 공히 패션 주얼리 시장의 대표선수로 성장했다. 패션 거리의 메카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쇼룸을 오픈하고 편집숍 에이랜드, 어라운드더코너 등에 입점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빅3 백화점으로부터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으며, 한 번의 마이너스 숫자 없이 승승장구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모드 상하이와 파리 후즈넥스트를 비롯해 지난해 6월에는 서울시의 디자이너 지원 프로그램인 ‘Seoul’s 10 Soul’에 유일한 주얼리 디자이너 브랜드로 선정돼 독일에서 열린 패션박람회 ‘브레드 앤드 버터 베를린(Bread & Butter Berlin)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해부터 홍콩 대만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지의 주요 편집숍에 입점하는 등 글로벌 마켓에서도 파워를 키워 간다.
“A부터 Z까지 몸으로 부대껴 가며 지금의 「빈티지헐리우드」를 만든 것 같아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주얼리는 의류나 슈즈에 비해 사이즈나 핏의 문제가 없잖아요. 이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에 더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유통은 재고 부담도 없고 판매가 배수가 높아 수익이나 이미지 면에서 지속적으로 개척해 갈 예정입니다.”
중화권 인기 가속, 하비니콜스 I.T 러브콜
VH디자인을 키운 대표 브랜드 「빈티지헐리우드」는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튼을 비롯해 세계적 톱모델 아이린, 수주 등 패셔니스타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유명해졌다. 특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전지현의 ‘천송이 머리띠’가 「빈티지헐리우드」 제품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한류 바람이 큰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에서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홍콩 하비니콜스백화점 이나 편집숍 I.T 입점도 중화권 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뤄 낸 쾌거다.
「빈티지헐리우드」의 경우 볼드한 스톤과 크리스털에 패브릭을 믹스하는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면 지난해 론칭한 「하이칙스」는 입술과 눈동자 등 키치한 모티프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영한 감성의 라인이다. 「빈티지헐리우드」 대비 20~30% 낮은 가격대, 컬러풀하고 유머러스한 디자인으로 10대에서 20대 초반의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빈티지헐리우드」 이어 「하이칙스」 론칭
모브랜드가 패션모델, 에디터 등 패션피플들의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 「하이칙스」는 SNS 채널인 인스타그램을 연상케 하는 홈페이지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SNS에 해시태그를 단 듯한 판매 페이지가 특징으로, 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게릴라 이벤트를 비롯해 스타 협찬 사진, 제작 과정, 디자이너들의 일상 등을 대중과 공유하며 고객들이 보다 친숙하고 편안하게 브랜드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2014년은 브랜드 론칭 이후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새로운 작업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한 시기였어요. 이를 위해 로고 패키지 등 1차 리뉴얼이 끝났고 세컨드 브랜드도 성공적으로 론칭했어요. 네일스티커, 키링, 가방 등 상품의 베리에이션을 넓혀 가며 잡화 &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 브랜드로 키워 가고 싶습니다. 소비자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위해 쇼룸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브랜딩 자신감, 라이프스타일로
먼데이에디션을 이끄는 김사라 디렉터는 어릴 적 꿈인 사업가가 되기 위해 지금의 일을 시작했다. 패션광고대행사 아트 디렉터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브랜딩에는 자신감이 남달랐다. 또한 무역을 전공해 비즈니스에 강한 그녀의 언니 김선영이 생산과 경영을 전적으로 맡아 줬다.
기존에 없던 코스튬주얼리의 새로운 장을 열면서 메이저 유통은 물론 해외 비즈니스까지 섭렵했다. 2535를 겨냥해 출시하는 「먼데이에디션」 외에도 세컨드 브랜드 「유주얼M.E.」를 선보였다. 이 라인은 심플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2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파르코~이세탄까지 일본 백화점 잇단 러브콜
“저뿐만이 아니라 직원들 모두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가 없다는 것이 ‘매뉴얼대로’가 아닌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힘인 것 같아요. 주얼리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워 가고 싶어요. 앞으로는 의류는 물론 슬리퍼, 보디 주얼리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 계획이에요.”온라인 브랜드로 시작한 「먼데이에디션」은 같은 해 쇼룸을 선보이면서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사무실을 구하다가 통유리로 된 지금의 쇼룸을 발견했어요. 작게나마 우리 브랜드만의 공간을 만들자고 한 시도가 지금은 다른 주얼리 브랜드들도 들어오면서 그 거리 일대를 주얼리 골목으로 만들었어요.”
쇼룸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유명 스타일리스트나 해외 바이어들이 직접 연락을 취해 왔다. 이로 인해 많은 연예인이 「먼데이에디션」의 주얼리를 착용하게 됐고, 이름을 알리는 데 한몫 단단히 했다. 거래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났고 유통망 확장에도 도움이 됐다. 또한 이 브랜드의 강점은 콜래보레이션이다. 「로우클래식」 「새들러」 등 핫한 브랜드와는 물론 연예인 고준희와도 협업을 통해 새로운 장르, 새로운 라인에 도전했다.
세컨드 「유주얼M.E.」부터 맨즈 라인까지 선보여
가장 먼저 해외 비즈니스를 제안한 것은 일본 유명 쇼핑몰 조조타운 바이어였다. 한국에 여행을 왔던 바이어는 오프라인 셀렉트숍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마음에 들어 쇼룸을 직접 방문했다며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홍콩의 ‘오프더월’과 일본 ‘오프닝세레모니’에도 한쪽에 「먼데이에디션」만의 자리를 내주었다. 또한 지난해 1월 파리쇼룸에 참여해 이를 기회로 일본의 한큐백화점 입점부터 지난 12월까지 파르코·라포레·이세탄 백화점에서 연달아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지난해는 더없이 바빴다. 세컨드 브랜드 「유주얼M.E.」를 론칭하고 해외와 국내에서 연달아 백화점 팝업을 실시했다. 이외에도 수줍게 상품을 구매하던 남성 고객들을 위해 맨즈 라인을 선보이고 다양한 행사도 주도했다.
“지금까지 브랜드를 운영해 오면서 놓친 것이 많아요. 그래서 2015년에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에요. 브랜드를 키워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데이에디션」이 하고 싶은 것들을 비주얼적으로 보여 주면서 고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또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이고 해외 비즈니스에 좀 더 힘쓰는 일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이보람 202팩토리 대표
아트워크로 톡톡 튀는 매력 발산 202팩토리와 이보람 대표는 닮았다. 톡톡 튀는 매력과 매번 색다른 기획으로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즌을 기획할 때마다 그녀가 하고 싶은 것을 그대로 실행하기 때문이다. 「202팩토리」를 론칭한 이유도 남들과 다르고 ‘재기발랄한 표현 수단이 없을까’ 하는 물음에서부터 시작됐듯이 이 대표의 독특하고 엉뚱한 상상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장난스럽게 시작된 이 브랜드는 생각보다 빠른 성장을 이뤘다. 몇 개의 상품만을 가지고 2010년 「202팩토리」를 처음 선보였다. 제대로 된 컬렉션 라인을 갖추게 된 것은 2011년 S/S시즌으로, 올해 정식 라인은 4년째를 맞는다. 온라인을 통해 시작해 그해 겨울 브랜드 타깃과 잘 맞는 에이랜드에 입점하면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현재는 팝업을 거쳐 백화점을 비롯해 메이저 유통까지 진출했다. 기존의 주얼리나 패션잡화와 달리 소재에 국한되지 않은 것도 성공 포인트다. 속이 훤히 비치는 PVC 소재의 클러치는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첫 해외 비즈니스의 교두보 역할까지 해냈다. 2012년 오프닝세레모니에 처음 입점하면서 지금은 해외 비즈니스가 국내 매출보다 커졌다. 그로 인해 잡화의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렸고, 이외에도 신발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소품 등 다양한 상품을 시도했다. PVC~금속까지 다양한 재료 새로운 도전 다양한 시도도 서슴지 않고 시도한다. 지난 2014 F/W시즌 상품은 차혜원 아티스트의 일러스트로 아트워크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안대, 스타킹, 쿠션, 담배케이스 등 ‘콜걸’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강한 캐릭터로 일본 패션지에 잇따라 실리며 판매에도 좋은 반응이 나타났다. PVC, 아크릴에 이어 2015 S/S 컬렉션에는 금속을 이용한 클러치를 내놨다. 이처럼 지금까지 액세서리나 가방에 전혀 사용되지 않던 새로운 소재를 통해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다. 소재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전혀 다른 속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차가운 금속 소재를 사용하면서 핑크와 스카이 블루의 컬러감을 더해 사랑스럽고 따뜻한 감성을 표현해낸 것이다. 다양한 국내 전시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살려 지난해 뉴욕 캡슐 쇼에 처음 참가했다. 올해는 유럽 시장을 노리면서 또 다른 전시회에 참가해 볼 계획이다. 국내 시장도 한 번 더 점검한다. 이보람만의 아이덴티티는 최대한 살리면서 대중적으로도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잡화 비중↑, 팩토리걸 어울리는 의류까지 「202팩토리」가 액세서리·잡화 브랜드라면, 새로운 브랜드로 일부 의류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든 아이템이 아니라 1960년대 ‘팩토리걸’을 주제로 미니스커트와 미니원피스만으로 특화된 브랜드를 선보인다. 이 대표는 “「202팩토리」의 엉뚱함과 발랄함을 그대로 의류로 만들었어요. 팩토리걸들이 현재에 있다면 입을 만한 그런 옷이에요”라고 새 브랜드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처음 경험한 것들이 많아요. 단독 프레젠테이션에서부터 첫 쇼룸까지. 겨울 창작스튜디오를 떠나 쇼룸을 열면서 단독 숍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어요. 지금도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늘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보니 쇼룸 자체의 기능이 커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단독 숍을 빨리 선보이고 싶어요.”
출처: 류수지 기자 , suj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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